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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투기판?... 코스피, 최대 150배 레버리지 등장에 투자자 경고

Author
방 중근
Date
2026-07-01 10:19
Views
52
국내 증시 투기판?... 코스피, 최대 150배 레버리지 등장에 투자자 경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의 주가가 급등락하며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틈을 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한국 증시 관련 고배율 파생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일부 상품은 코스피 흐름에 사실상 최대 150배까지 노출되는 구조여서, 작은 가격 변동만으로도 투자 원금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쿠코인은 지난달 24일부터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KORU'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무기한 선물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해당 상품은 KORU 가격 움직임에 최대 20배까지 레버리지를 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같은 날 OKX와 바이비트 등 주요 해외 거래소들도 KORU를 기반으로 한 20배 레버리지 상품을 잇달아 상장했다. 비트겟, MEXC, XT, 비트마트 등 다른 거래소들도 지난달 22일을 전후해 KORU 관련 10~20배 레버리지 선물을 앞다퉈 선보였다.

특히 쿠코인과 MEXC, XT, 비트마트 등 일부 거래소는 금융위원회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로 분류해 수사 의뢰한 곳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당국의 관리망 밖에 있는 해외 플랫폼을 통해 고위험 상품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상품 확산의 출발점은 바이낸스였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지난달 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20배 레버리지 선물을 출시했다. 이후 투자자 관심이 커지자 지난달 22일 KORU 20배 선물을 내놨고, 나흘 뒤에는 50배 레버리지 상품까지 추가했다.

문제는 KORU 자체가 코스피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ETF라는 점이다. 여기에 다시 50배 선물을 결합하면 코스피 등락에 대해 이론상 최대 150배 수준의 시장 노출이 발생한다. 코스피가 1%만 움직여도 투자 손익은 단순 계산상 수십 배로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변동성은 이미 확인됐다. KORU는 지난달 22일 장중 1111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튿날 700달러 수준까지 급락했다. 당시 코스피가 하루 9.99% 하락하면서 3배 레버리지 ETF 가격도 단기간에 40% 가까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고배율 롱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는 강제 청산을 피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가 해당 상품에 접근하는 데에는 별도 장벽이 거의 없다. 원화 입출금 계좌를 보유한 투자자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테더(USDT)를 매수한 뒤 이를 해외 거래소로 전송해 선물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허용되기 어려운 수준의 고위험 레버리지 거래가 사실상 우회 경로를 통해 가능해진 것이다.

거래 규모도 작지 않다. 글로벌 차트 분석 플랫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KORU 선물 거래량은 거래 지원이 시작된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13억5531만달러에 달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2조1000억원 규모다. 시장에서는 국내 투자자 자금도 상당 부분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해당 상품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데다, 일부 거래소는 국내 미신고 사업자로 분류된 곳이어서 직접적인 감독이나 판매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를 기초자산으로 한 투기성 레버리지 상품이 규제 공백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현물과 선물을 조합한 헤지 목적의 거래라면 활용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단기 차익을 노리고 초고배율 레버리지에 뛰어드는 것은 투자라기보다 투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초자산이 이미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데다 여기에 다시 수십 배 선물이 결합되면 일반 투자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 위험이 발생한다"며 "상품 구조와 청산 조건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거래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윤종호 (yjh0621@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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