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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막히고 가뭄 덮친 파나마운하… 한번 지나가려 400만달러 내기도

Author
김 명지
Date
2026-08-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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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호르무즈 막히고 가뭄 덮친 파나마운하… 한번 지나가려 400만달러 내기도

주요 갑문 통항권 경매가 15억 기록
우선 통항권 가격은 400만달러 달해
흘수 제한 조치로 운송 비용 늘어나
“유지·보수 작업도 병목 현상 심화"

이란 전쟁으로 미국산 원유 수요가 급증한 데다 엘니뇨에 따른 수위 하락으로 운하 통항 제한 조치까지 시행되면서 파나마운하 통항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운하 통항 순서를 앞당기기 위한 경매 가격은 400만달러(약 56억원)에 달했다.


11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나마운하의 주요 갑문을 통과하기 위한 통항권 경매 가격은 이달 들어 평균 약 110만달러(약 16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가격의 16배가 넘는 수준이다.

일부 선박은 통항 순서를 앞당기기 위해 400만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컨테이너선 ‘시스팬 베네팩터(Seaspan Benefactor)’의 선주가 파나마운하 통항 순서를 앞당기기 위한 경매에서 400만달러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통상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은 사전 예약을 통해 정해진 요금을 지불하지만, 파나마운하청은 일반 대기 행렬을 건너뛰고 통항 순서를 앞당길 수 있는 경매도 운영하고 있다.

파나마운하 통항권 가격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해협이 폐쇄되면서 아시아 구매자들이 미국 걸프만 연안에서 원유와 석유제품 구매를 늘렸고, 이에 따라 파나마운하 통항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6월부터 엘니뇨 현상이 심화하면서 파나마운하의 수위까지 낮아졌다. 이에 파나마운하청은 갑문을 통과하는 선박의 최대 허용 흘수(draft·물속에 잠긴 선체의 깊이)를 단계적으로 낮추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파나막스 갑문에 대해 세 차례 흘수 제한 조치가 발표됐으며, 이에 따라 오는 9월 3일까지 최대 허용 흘수는 통상적인 50피트에서 47.5피트로 낮아질 예정이다.

흘수 제한이 강화되면 선박은 물속에 덜 잠기도록 화물 적재량을 줄여야 한다. 이 경우 해운사와 고객의 운송 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길이 약 50마일(약 80㎞)에 달하는 파나마운하 입구에 통항을 기다리는 선박이 대거 몰릴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액화석유가스(LPG), 액화천연가스(LNG), 원유 및 정제 석유제품 등을 운반하는 네오파나막스급 선박의 경우 태평양에서 대서양 방향으로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려면 10일을 기다려야 한다.

원자재 가격정보업체 아거스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대형 선박이 이용하는 파나마운하 대형 갑문의 통항권 경매 가격은 평균 250만달러(약 25억원)에 달했다. 지난 7월 28일 이후 일부 개별 경매에서는 대형 갑문인 네오파나막스와 대다수 선박들이 지나가는 파나막스 갑문 통항권 가격이 각각 최고 378만달러(약 53억원)와 263만달러(약 37억원)까지 치솟았다.

아거스의 로스 그리피스 미주 화물운임 가격 부문 책임자는 “현재 문제는 수위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원래 5월부터 12월까지는 수위가 이렇게 떨어져서는 안 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갑문 유지·보수 작업도 운하의 병목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블룸버그는 “오는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보수 작업이 네오파나막스급 선박이 이용하는 갑문의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해협 폐쇄가 장기화하는 데다 엘니뇨에 따른 수위 하락 우려도 이어지면서 당분간 파나마운하 통항권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나마운하에 물을 공급하는 인공호수인 가툰호의 수위는 현재 1965~2022년 평균치를 밑돌고 있으며, 향후 몇 달 동안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아거스는 추산했다.

파나마운하청은 최근 운하를 통과한 일부 선박이 각자의 시장 수요에 맞춰 통항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매에서 100만달러가 넘는 금액을 지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파나마운하가 정한 공식 통행료가 아니라 “일시적인 시장 가격 변동”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송이 기자 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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